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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통행에 대한 단상...

얼마쯤 전부터 서울 지하철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난데없이 정부 지침이라면서 통행로가 우측 통행으로 바뀌어 버렸다.

에스컬레이터도 우측통행에 맞춰서 바뀌었다. 여기저기 포스터도 바뀌었다.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 지키는 사람도 없다. 지키는 인간이 병신 취급을 받는다.

문제는 지하철 안에서는 우측통행일지 모르지만 지하철 역사만 벗어나더라도 보도를 비롯한 주변 모든 세상이 다 좌측통행이다.

아직까지는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본격적인 홍보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우측통행이라는 것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인지 일선 학교에서는 현재 어떻게 교육을 하고 있는건지 내가 아는 바는 없지만....

문득 이 우측통행을 홍보하기 위한 포스터를 보다가 기분이 심히 상했다.

지하철 곧곧에 붙어 있는 우측통해 포스터를 유심히 살펴보다 보면 이미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우측통행 어쩌구 저쩌구 하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치면 아무런 거부감이 없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 포스터는 정말 기분 나쁜 포스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포스터는 그런 사람들의 성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 포스터는 나름 선진국이란 권위를 빌려와서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알리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봐서는 여태까지 우리 나라는 후진국이라서 좌측 통행을 했고 지금도 좌측통행을 하는 당신은 후진국 인간인 루저라고 외치는 것 같아 아주 기분이 나쁘다.

어쩌면 이 포스터는 선진국형 인간이 되기 위해서 우측통행을 하세요. 우측통행을 하는 당신은 선진국형 인간이에요.. 뭐 이런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떤 각도로 바라봐도 포스터를 보는 당사자를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을 떨쳐낼수가 없다.

어쨌든 하나의 사물에 대해 관점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요즘 완전히 재미가 들렸다.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가던 사물들을 항상 다른 시각으로 보려고 노력중이다. 여러분도 그런 노력을 해본다면 세상을 조금은 다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측통행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저런 포스터보다 물리적으로 환경을 강하게 만들어주든지 아니면 경찰 하나 세워놓고 범칙금이나 때리면 더 빠르지 않을까? 싶다.

내 아가가 크면 그 세상에서는 우측통행이 당연하고 좌측통행은 추억의 산물이 될까?

(우측 통행 뿐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두줄 서기도 참 아이러니하다. 다른 곳은 몰라도 꼭 지하철에서는 사람들이 그저 에스컬레이터 위를 질주하기 일쑤다. 귀여운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두줄로 서 있는 부모를 무슨 벌레 보듯 보는 한심한 인간들을 보다 보면 저런 쉐끼들은 정말 아오지 탄광에 보내버렸으면 좋겠다.
버스 정류장과 같이 아기나 아이들이 옆에서 콜록거려도 인상을 찌푸리며 담배 빨아대는 젊은 것부터 늙은 것들도 그냥 일괄적으로 몽땅 태평양에 갔다가 버려버렸으면 좋겠다.
좀 과격한 표현을 쓰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저지르는 사람들을 위한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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