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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le과 흑백 논리

xper 모임을 나가보거나 주변에서 얘기되는 Agile 얘기를 나눠본지도 벌써 2년이 다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STA Consulting Inc. 에서는 얼마전 2010년 테스팅 트렌드의 하나로 Agile Testing 을 이야기했고, 4월 21일에는 애자일(Agile) 소프트웨어 개발 및 테스팅 세미나 가 열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이야기를 나누고 다니다 보면 Waterfall 개발방법론과 Agile 개발방법론을 대척점으로 놓고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마치 흑백의 논리 처럼 명확하게 둘을 구분짓고 대척점에 놓는 사람들 말입니다.

과연 그런것일까요?

Agile 과 Waterfall 은 흑백처럼 서로 절대 만날 수 없는 견우와 직녀와 같은 그런 관계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약이론의 사고 프로세스에 의하면 Agile 개발 방법론은 궁극적으로 발전된 형태의 Waterfall 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팀의 진화에 따라 많은 조직은 Waterfall 에서 Agile 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되어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또한 Agile 그 너머를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조직에서 Waterfall 을 통해 실패와 한계를 경험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Agile 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Agile 로 성공적으로 이행하는 조직은 많지 않습니다.

분명 많은 성공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여러 이유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것일까요?

전 이것을 '모 아니면 도'와 같은 생각으로 Agile 을 도입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Waterfall 반대편에 있는 것을 Agile 로 규정하고 Agile 을 도입하면 Waterfall 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정은 틀렸다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Waterfall 에서도 제대로 된 성공경험이 없는 조직은 Agile 을 도입한다고 해도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이유는 우리는 납기 지연, 품질 저하와 같은 많은 문제들의 원인으로 Waterfall 을 지목하지만 사실 문제는 Waterfall 과 같은 개발방법론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전설의 명검을 손에 쥐어줘도 그것을 사용할 줄 모른다면 그 검은 주방의 식칼보다 못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Waterfall 개발 방법론에 따른 개발 방법 하나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조직이라면 그 근본에는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아무리 좋은 다른 방법론을 가져다 도입을 한다해도 그 모든 방법론은 결국에는 근본원인의 영향에 따라 실패하게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Agile 이냐 Waterfall 이냐가 아니라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입니다.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전문화가 되었는가, 그 조직의 방법들이 얼마나 표준화가 되었는가, 결과들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측정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르다'는 것을 '틀리다'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인식하는 한 Waterfall 에서는 Agile 을 틀렸다고 말할 것이고, Agile 에서는 Waterfall 을 틀렸다고 말할 것입니다.

상대방이 틀렸다라는 것은 자신이 옳다는 아집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이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건설적인 논의나 진보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Waterfall 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Scrum 이나 TDD 와 같은 방법론에 매달립니다. 하지만 그러한 처방은 일회성 처방일 뿐 조직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방법론 역시 제대로 이식되지 못하고 실패할 것입니다.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너희는 틀렸다 라고 말하기 전에 저는 Agile 이 처음 출발했던 'Agile Manifesto'를 한번 더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Agile 이 처음에 어떤 배경에서 어떤 고민에서 출발하였는지, 왜 그런 배경과 고민이 발생했는지, 그것이 Waterfall 에서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당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론이든 그 역사적인 배경과 철학에 대한 고민이 없이 단순히 최신 유행이라서 모두가 다 하는 거니까 와 같은 식으로 접근한다면 우물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며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물부터 들이키는 격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Waterfall 을 통해 실패를 경험하고 Agile 의 도입을 검토하기 전에 먼저 Waterfall 안에서 어떻게 더 개선할 수 있을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고쳐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조직이 Agile 조직과 같은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한방에 바꿔보자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보다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도 없이 썩어버린 뿌리에 싱싱한 가지를 접붙이고 그 가지가 싱싱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형국이라고 생각합니다.

Agile Testing 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조직에서 개발 조직이 Agile 로 변경되어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형국처럼 Agile 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Agile Testing 을 이야기 하다 보면 Agile 개발 조직에서 Testing 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 많습니다. 저는 그것이 정말 Agile Testing 인지 의심이 갑니다.

철학, 정책과 같은 근원적인 고민 없이 그저 형식만 갖추면 Agile Testing 이 되는 것일까요?

만약 Agile 개발 방법론이 또 다른 것으로 변화된다면 우리는 또 어떻게 변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는 것보다 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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