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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가? - 로보캅(2014)

얼마전에 새로나온 로보캅을 봤습니다.

원작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괴작이라는 평부터 그냥 그런데로 볼만했다라는 평까지 온갖 평이 난무하던 리부트(리메이크) 로보캅인지라..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았습니다.

저도 원작인 로보캅을 1편부터 3편까지 봤던 사람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새로 만들어진 로보캅도 꽤 잘 만든 작품으로 생각됩니다.

막장으로 치닫던 3편에 비하면 준수하죠..

1편에 비하면 글쎄요.. 시대가 변해서 로보캅이 뛰어도 댕기고 액션도 펼치니 머.. 큰 불만은 없습니다.

다만 이 영화를 보고 그동안 별 생각이 없던 주제 하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원작인 로보캅은 모든 것이 민영화된 세상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새로 만들어진 로보캅은 그런 사회적인 내용은 많이 약해지고 대신 인간과 기계에 대해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체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효율, 신뢰 이런것들을 내세우면서 기계가 법을 집행하는 것이 더 낫다고 강변하는 뉴스(버라이어티쇼?)가 계속 나옵니다.

그냥 그 뉴스만 보고 있으면 정말 그럴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계는 실수가 없고 인간의 그 끈끈한 정 같은것도 없죠..

돈으로 매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로보캅이 그런 생각이 틀렸다고 얘기합니다.

만약에 법을 집행하는 그 로봇의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람이 로보캅에게 프로그램했던것처럼 자신에게는 예외 조항을 두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그 로봇을 만든 사람은 권력층일텐데.. 그러한 권력층이 어떤 위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수사를 하거나 체포를 할 수 없게 되겠지요..

결국 정의를 구현하기에 만들어진 로봇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권력층을 보호하는 완벽한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만약 이런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게 된다면 테스터는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할까요?(직업병이로구나..)

ISTQB에서는 고객과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며 공공의 이익에 위배되지 않도록 테스터는 윤리적인 행동을 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말이 좋아서 그렇지.. 저런 것이 문제라고 보고를 하더라도 수정을 하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요? 내부에서 처리가 되지 않는다면 내부고발자(영화에 나오는 박사처럼..)가 되어야 할텐데... 하하하.. 내부고발자요? 미쳤습니까?

이 영화를 보면서 왜곡 보도를 일삼는 언론과 내부고발자를 응징하는 사회 문화가 만연한 한국의 요즘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4대강 사업하면서 수질 개선을 위해 로봇 물고기를 물속에 넣을거라고 했었던거 같은데..

언젠가 사회 정의와 질서 유지를 위해 로봇이 경찰을 대신한다는 그런 세상이 조만간 진짜로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의라는 것은 로봇과 같은 기계가 지켜줄 수 있는게 아니라 깨어있는 국민이 지키는 것이라는 것을 저 나름대로 생각해봤습니다.

영화 한편 보면서 너무 거창했는데요..

어쨌든 저에게는 나름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 5점 만점에 4점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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