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웹 접근성 공동 워크숍에 다녀와서

엊그제(4월 8일) 한국정보화진흥원, W3C WAI 가 주관한 웹 접근성 공동 워크숍에 다녀왔습니다.

한 2년 전까지만해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웹 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일때 저도 사용성 테스팅과 밀접하게 연관된 웹 접근성에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를 하기도 했었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는 개발 환경에 염증을 느끼고 등한시하고 있다가 이번에는 웹 접근성 교육 및 대외협력 분과의장이신 Shawn Lawton Henry 님과 웹 접근성 평가 및 수정도구 분과의장이신 Shadi Abou-Zahra 님이 직접 발표하신다고 해서 오랜만에 룰루랄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비싸다는 동시 통역이 제공되어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머.. 동시 통역이 꼭 좋은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어쨌든 2시간의 짧은 발표였지만 저에게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발표 내용 전체를 자세하게 소개해드리기는 제 깜냥이 미천하고 몇가지 알게 된 사실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웹 접근성에 제가 모르던 가이드라인이 더 있더군요.

웹 접근성에는 가이드라인이 3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컨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WCAG라고 합니다. 현재 버전은 2.0이고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이것이 ISO/IEC 40500:2012로 제정되었더군요. 전 이 표준으로 제정되었다는 것이 대단히 고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가이드라인과 관련해서 국내에는 KWCAG라는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어떤 분이 이렇게 나라마다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단호히 No 라고 답하시더군요. 저도 동일한 생각입니다. 더구나 이제는 국제 표준까지 마련된 상황이라면 국내에서도 웹 서비스 개발 시 이러한 표준 준수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도 현재는 WCAG 준수로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 가이드라인은 개발자를 위한 ATAG라는 가이드라인입니다. 이것은 개발 도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개발 도구가 갖춰야 할 항목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세번째 가이드라인은 사용자 에이전트를 위한 UAAG라는 가이드라인입니다. 이것은 스크린 리더 같은 보조 도구들이 갖춰야 할 항목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세개의 가이드라인을 소개 받고 나니 드는 생각이 잠깐~~ 개발자, 사용자, 컨텐츠는 있는데.. 그럼 테스터는?

그래서 질문을 했더니 테스터를 위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에 대해 알고 있고, 현재 작업중이라고 합니다.

웹 접근성 평가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현재 작업중이고 명칭은 WCAG-EM이라고 합니다. 이 가이드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WCAG를 참고해서 테스트를 진행하라고 하더군요.

테스트 도구는 올해 가을 쯤에 최신의 내용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WAI-ARIA와 INDIE UI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역시 잠깐이라도 공부에 손을 놓으면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웹 접근성에 관한 많은 내용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특히 HTML5의 완성도가 더 높아져 있더군요.

아.. 그리고 모바일가 관련된 가이드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역시 모바일 플랫폼이 빠르게 PC 플랫폼을 밀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분 모두 이러한 웹 접근성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개발 초기부터 계획을 세워서 구축해야하고 개발 초기부터 테스트를 철저히 수행해야한다고 강조하셔서 저는 좋았습니다.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다녀오고 나서 마음이 참 무거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20년 차 테스터가 고른 최근 IT 소식: 기술의 속도, 그리고 사람의 자리

20년 넘게 IT 업계에서 테스팅하고 강의하고 공부하고 여러 일을 해왔지만... 정말이지 단 하루도 편하게 쉴 틈을 주지 않는 세상입니다. 특히 최근 4~5년 동안 가속화된 AI의 물결은 기술의 스펙트럼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하고, 협업하고, 조직을 이끄는 방식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수많은 뉴스레터와 아티클을 훑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사람, 조직, 그리고 커리어의 본질’을 찌르는 글 몇 개가 눈에 띄어 메모해 둡니다. 제 평소 생각과 맞닿아 있는 6가지 이야기입니다. --- 1. 인지부채(Cognitive Debt): 바이브 코딩 시대에 우리가 지게 되는 진짜 빚 (출처: ROBOCO - 인지부채: 바이브 코딩 시대의 새로운 부채 관리법 / 정도현 수석 컨설턴트 ) 요즘 커서(Cursor)나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같은 에이전트를 붙여 "이거 만들어줘" 하고 승인(Approve) 버튼만 누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코드베이스가 완성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유행입니다. 그런데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데, 정작 서비스에 장애가 나면 "AI가 짜서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답이 나오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정도현 컨설턴트는 이를 '인지부채(Cognitive Debt)'라고 정의합니다. 코드는 쌓이는데, 정작 인간의 시스템 이해도는 쌓이지 않는 격차죠. * Human-in-the-loop의 환상: AI가 초당 수백 줄을 뽑아내는데 사람이 일일이 검토한다? 결국 검토자는 병목이 되고, 시간 압박에 쫓겨 영혼 없이 승인 버튼만 누르게 됩니다. 40년 전 자동화 연구(Bainbridge, 1983)가 지적했듯, 자동화될수록 사람은 감시만 하다가 정작 개입해야 할 결정적 순간에 숙련도를 잃어버립니다. * 부채는 0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 AI가 만든 모든 코드를 사람이 외울 수는 없습니다. 핵심은 ...

우리는 AI로 '더 빠른 말'을 키우고 있는걸까요? 아니면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걸까요?

20년 넘게 IT 현장에서 뒹굴거렸는데... 요즘처럼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일하는 방식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읽은 UX 관련 글 하나가 가슴을 쿵 치고 지나갔습니다. UX 및 디지털 트렌드를 다루는 블로그 ux4dotcom에 올라온 "Beyond Faster Horses — Why AI Challenges One of UX's Oldest Assumptions"라는 글입니다. (출처: ux4dotcom - Beyond Faster Horses — Why AI Challenges One of UX's Oldest Assumptions ) 혁신을 말할 때 늘 인용되는 헨리 포드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해 본 범위 안에서만 미래를 상상합니다. 말만 탈 줄 아는 사람에게 자동차는 상상 밖의 범주(Mental Model)니까요. 저자는 그동안 UX(사용자 경험)라는 학문과 필드 자체가 '더 빠른 말을 만드는 일(기존 과업의 효율화)'에 집중해 왔다고 지적합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마찰(Friction)을 줄이고, 화면을 간소화하고, 기존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해 주는 작업 말입니다. 실제로 주변을 봐도 우리가 AI를 쓰는 방식도 대부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빠르게 이메일을 작성하고, 문서 요약을 3초 만에 끝내고, 프레젠테이션 장표나 일정표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일. 분명 유용하고 저 역시 매일 요기하게 쓰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존에 인간이 하던 일의 프로세스를 흉내 내어 속도만 올린 것(Faster Horse)'에 불과합니다. 정작 "이 워크플로우 자체가 과연 계속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자동화 편향'과 '대중적 불신' 을 고려한 AI 테스팅 시나리오 설계

최근 생성형 AI나 자율주행, 에이전트 기술의 테스팅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우리가 당연하게 전제(Assumption)로 깔고 가는 중요한 인간 행동 방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동화 편향성(Automation Bias)'입니다. 인간은 시스템이 자동화되고 스마트해질수록 기술을 과도하게 신뢰하고 주의력을 놓아버립니다. 차량을 운전하면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켜고 전방 주시를 태만히 하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운전자라던지 AI 의료 진단 보조 도구가 내놓은 결과를 의사가 깊은 의심 없이 그대로 승인해 버리는 현상이라던지 AI 챗봇이 추천한 잘못된 정보를 사용자가 사실로 믿고 행동하는 케이스 같은 게 있을 겁니다. 우리는 항상 이러한 "사람들이 AI를 너무 믿어서 발생하는 위험"을 핵심 리스크로 정의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안전장치(Safety Guardrail)나 경고 알림, 오용 방지(Misuse) 테스팅 시나리오를 도출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Gizmodo에 보도된 미국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줍니다. (출처: Gizmodo - Survey Finds Americans See AI as Comparable to Humans—It’s Making Them Trust It Less )   기사에서 언급된 설문조사의 결과는 AI가 사람을 닮아갈수록 완벽함에 대한 기대와 실수가 충돌하고 책임이 모호해져 대중의 신뢰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조사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AI에 대한 인지적 반응을 측정했습니다. AI가 인간과 유사한 대화/추론 능력을 보일 때 유저가 느끼는 '인지적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을 정량 지표로 포착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AI가 좋다/나쁘다"를 넘어, 의인화(Anthropomorphism)의 수준과 신뢰도(Trust) 사이의 음(-)의 상관관계를 입증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