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안드로이드는 보안에 정말 취약한가?

잊어버릴만하면 언론에 꼭 올라오는 기사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기사입니다.

과연 이것은 사실일까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저는 스마트폰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은 적지않게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는 보안에 대해서 어떤 하드웨어적인 보안만을 강조하지만 사실상 보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즉, 스마트폰의 보안은 안드로이드나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자체적인 취약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안에 취약하다는 영양가 없는 논의 보다는 어떻게 하면 개개인이 스마트폰을 안전하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칼럼은 4월 4일 올라가 조회수 513에 댓글이 하나 달린 칼럼입니다.

--------------------------------------------------------------------

오늘의 이야기는 안드로이드의 보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문, TV, 인터넷 마다 심심하면 한번씩 터져 나오는 개인정보 침해 소식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이 정말 보안에 취약하고 문제가 많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안드로이드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는 기존 보안업체들이 자기들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는 정도의 이야기로만 들립니다.

안드로이드에도 백신이 필요하다는 썰렁한 이야기를 할 시간이면 실제로 안드로이드가 보안에 취약해질 수 있는 경우가 어떤 경우이고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실제 사용자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언론은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가 보안에 취약해지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이 사용자의 부주의 때문에 생깁니다.

모 광고에서처럼 스마트폰을 가진다고 우리 삶이 스마트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스마트해져야만 스마트폰으로 우리 삶이 스마트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안드로이드 폰이 보안에 취약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딱 하나만 짚고 넘어갈까 합니다.

바로 여러분이 앱을 설치할 때 앱에 설정된 권한을 잘 확인하시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안드로이드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앱을 설치할 때 무심코 지나는 아래 화면을 한번씩 꼼꼼히 살펴보시면 폰 안의 내 정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설치하는 앱들은 각각의 기능에 따라 접근권한이 설정되어 있고 설치하는 순간 그 권한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여 해당 정보에 접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로는 SIM ID, IMSI, MCC+MNC, Phone Type, Radio Type, State of SIM, Cell Tower Name, Phone Number, Device ID, Roaming, Current Country, Phone Call, Network Type Name, Network Type Code, Network Connected 등이 있습니다.

초기의 카카오톡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전체 주소록에 접근하는 것으로 말이 많았지만 사실 우리가 앱을 설치할 때 자세히 보면 각각의 앱들은 위와 같은 정보들에 접근할 것이라는 것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앱들은 앱의 기능과 무관한 정보들에 접근하려는 앱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앱들은 되도록이면 설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즉, 우리가 마켓을 통하지 않고 블랙마켓이나 카페와 같은 게시판을 통해서 구한 앱들은
설치 시 여러분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어디론가로 빼돌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하지만 위 화면으로는 정확히 이 앱이 내 폰에 있는 어떤 정보에 접근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감이 오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마켓에서 Privacy Blocker 라는 앱을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유료인 앱이지만 각각의 앱들이 내 폰에서 어떤 정보에 접근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줍니다.

TV편성표라는 앱을 Privacy Blocker로 검사해 보면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단순히 TV편성표를 확인하고자 할 뿐인데 이 앱은 왜 내 SIM ID와 Device ID를 요구하는 것일까요?

이 앱은 유료로 구매하는 앱도 아니고 무료로 배포되는 앱인데 왜 저런 정보를 요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광고 때문일까요?

유사한 앱으로 DMB 편성표라는 앱을 검사해보면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CGV 앱은 Current Country를 요구합니다. 외국에서는 CGV앱을 이용하면 안되기 때문인 걸까요? (외국에서 쓸 일이 있기나 할지 모르겠습니다.).


위와 같이 각각의 앱들이 불필요하게 내 개인정보에 접근한다면 그러한 앱을 사용하시는 것보다는 좀 더 안전한 다른 앱을 선택하시는 지혜가 여러분의 폰을 안전하게 지키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켓에 적혀있는 접근 권한을 너무 믿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많은 앱들이 실제 접근을 요구하는 모든 권한을 모두 표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내 폰과 내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쓸모 없는(?) 백신을 설치하시는 것보다는
여러분이 직접 여러 가지를 챙기고 신경 써주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스마트폰은 주인이 스마트해야만 스마트폰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 폰 스스로 스마트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20년 차 테스터가 고른 최근 IT 소식: 기술의 속도, 그리고 사람의 자리

20년 넘게 IT 업계에서 테스팅하고 강의하고 공부하고 여러 일을 해왔지만... 정말이지 단 하루도 편하게 쉴 틈을 주지 않는 세상입니다. 특히 최근 4~5년 동안 가속화된 AI의 물결은 기술의 스펙트럼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하고, 협업하고, 조직을 이끄는 방식 전체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수많은 뉴스레터와 아티클을 훑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사람, 조직, 그리고 커리어의 본질’을 찌르는 글 몇 개가 눈에 띄어 메모해 둡니다. 제 평소 생각과 맞닿아 있는 6가지 이야기입니다. --- 1. 인지부채(Cognitive Debt): 바이브 코딩 시대에 우리가 지게 되는 진짜 빚 (출처: ROBOCO - 인지부채: 바이브 코딩 시대의 새로운 부채 관리법 / 정도현 수석 컨설턴트 ) 요즘 커서(Cursor)나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같은 에이전트를 붙여 "이거 만들어줘" 하고 승인(Approve) 버튼만 누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코드베이스가 완성되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유행입니다. 그런데 속도는 엄청나게 빠른데, 정작 서비스에 장애가 나면 "AI가 짜서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답이 나오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집니다. 정도현 컨설턴트는 이를 '인지부채(Cognitive Debt)'라고 정의합니다. 코드는 쌓이는데, 정작 인간의 시스템 이해도는 쌓이지 않는 격차죠. * Human-in-the-loop의 환상: AI가 초당 수백 줄을 뽑아내는데 사람이 일일이 검토한다? 결국 검토자는 병목이 되고, 시간 압박에 쫓겨 영혼 없이 승인 버튼만 누르게 됩니다. 40년 전 자동화 연구(Bainbridge, 1983)가 지적했듯, 자동화될수록 사람은 감시만 하다가 정작 개입해야 할 결정적 순간에 숙련도를 잃어버립니다. * 부채는 0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것: AI가 만든 모든 코드를 사람이 외울 수는 없습니다. 핵심은 ...

우리는 AI로 '더 빠른 말'을 키우고 있는걸까요? 아니면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걸까요?

20년 넘게 IT 현장에서 뒹굴거렸는데... 요즘처럼 "우리가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일하는 방식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읽은 UX 관련 글 하나가 가슴을 쿵 치고 지나갔습니다. UX 및 디지털 트렌드를 다루는 블로그 ux4dotcom에 올라온 "Beyond Faster Horses — Why AI Challenges One of UX's Oldest Assumptions"라는 글입니다. (출처: ux4dotcom - Beyond Faster Horses — Why AI Challenges One of UX's Oldest Assumptions ) 혁신을 말할 때 늘 인용되는 헨리 포드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답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해 본 범위 안에서만 미래를 상상합니다. 말만 탈 줄 아는 사람에게 자동차는 상상 밖의 범주(Mental Model)니까요. 저자는 그동안 UX(사용자 경험)라는 학문과 필드 자체가 '더 빠른 말을 만드는 일(기존 과업의 효율화)'에 집중해 왔다고 지적합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마찰(Friction)을 줄이고, 화면을 간소화하고, 기존 워크플로우를 최적화해 주는 작업 말입니다. 실제로 주변을 봐도 우리가 AI를 쓰는 방식도 대부분 이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빠르게 이메일을 작성하고, 문서 요약을 3초 만에 끝내고, 프레젠테이션 장표나 일정표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일. 분명 유용하고 저 역시 매일 요기하게 쓰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기존에 인간이 하던 일의 프로세스를 흉내 내어 속도만 올린 것(Faster Horse)'에 불과합니다. 정작 "이 워크플로우 자체가 과연 계속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은 던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자동화 편향'과 '대중적 불신' 을 고려 AI 테스팅 시나리오 설계

최근 생성형 AI나 자율주행, 에이전트 기술의 테스팅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우리가 당연하게 전제(Assumption)로 깔고 가는 중요한 인간 행동 방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동화 편향성(Automation Bias)'입니다. 인간은 시스템이 자동화되고 스마트해질수록 기술을 과도하게 신뢰하고 주의력을 놓아버립니다. 차량을 운전하면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켜고 전방 주시를 태만히 하고 스마트폰을 보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운전자라던지 AI 의료 진단 보조 도구가 내놓은 결과를 의사가 깊은 의심 없이 그대로 승인해 버리는 현상이라던지 AI 챗봇이 추천한 잘못된 정보를 사용자가 사실로 믿고 행동하는 케이스 같은 게 있을 겁니다. 우리는 항상 이러한 "사람들이 AI를 너무 믿어서 발생하는 위험"을 핵심 리스크로 정의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안전장치(Safety Guardrail)나 경고 알림, 오용 방지(Misuse) 테스팅 시나리오를 도출해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Gizmodo에 보도된 미국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줍니다. (출처: Gizmodo - Survey Finds Americans See AI as Comparable to Humans—It’s Making Them Trust It Less )   기사에서 언급된 설문조사의 결과는 AI가 사람을 닮아갈수록 완벽함에 대한 기대와 실수가 충돌하고 책임이 모호해져 대중의 신뢰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조사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AI에 대한 인지적 반응을 측정했습니다. AI가 인간과 유사한 대화/추론 능력을 보일 때 유저가 느끼는 '인지적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을 정량 지표로 포착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AI가 좋다/나쁘다"를 넘어, 의인화(Anthropomorphism)의 수준과 신뢰도(Trust) 사이의 음(-)의 상관관계를 입증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