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 - 김기창 지음/디지털미디어리서치 |
이 글은 김기창 교수님의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을 읽은 후 개인적인 생각에 관한 글입니다.
오픈 웹 운동이 있습니다. 김기창 교수님은 법정까지 가셨죠..
이 사건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논란의 진실은 혼미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일반인은 판단하기 무척 어려운 실정입니다.
어떤 분에게는 왜 이런 것이 논란이 되는지조차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합니다.
많은 부분의 논란의 가운데에는 액티브 엑스와 금융기관의 보안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런 지엽적인 문제를 넘어서 우리의 IT 생활 자체를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저로서도 무엇이 옳다라고 판단을 내리기 힘들 지경입니다.
우선은..
1. 표준이 현재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표준은 무수히 많은 이해 관계자의 협의에 의해서 탄생합니다. IEEE가 802.11n을 표준으로 인증하는데만 7년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기술에 관한 표준이라면 전 따라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표준이 없었을 때 임시방편으로 구현한 경우라도 표준이 생겼다면 표준을 따라 재구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용이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구현할 때는 추후 재구축할 비용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리눅스나 맥 같은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윈도우 한카피씩 사주면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의 주장의 밑바닥에는 운영체제는 윈도우 브라우저는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면 되지. 왜? 다른 것을 사용하느냐? 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전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생각합니다. 모든 어플리케이션의 운영체제의 종속성에서 벗어나는 세상을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포토샵을 산다면 윈도우나 맥이나 리눅스를 고민하지 않고 어디서나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웹어플리케이션(서비스)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선택 문제이기도 하고 공정한 경쟁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에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공급하는 업체가 MS 하나만 남아야 하는 것일까요?
3. 점유율도 별로 없는 리눅스나 맥을 왜 고려해야하는냐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경제적인 이득이 없다면 회사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전 이것을 필수냐? 아니냐? 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포토샵은 스탠드얼론 프로그램입니다. 리눅스에서 꼭 포토샵을 사용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포토샵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림 편집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대체제가 있기 때문이죠.
익숙하지 않고 불편할 수도 있지만 리눅스를 선택한 만큼 그 정도는 감수하고 노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웹은 대체제가 아예 없습니다.
식당 앞에서 특정 드레스 코드를 입은 사람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걸까요?
금융 서비스는 필수적인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웹은 제 컴퓨터 위에 구현된 것이 아니고 내가 알지 못하는 어떤 곳에 구현된 것입니다.
제가 거기에 들어가고자 하는데 식당에서 어.. 넌 익스플로러가 아니잖아.. 나가!!
이게 과연 정당한 것인가? 싶습니다.
리눅스나 맥을 고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웹은 특정 OS에 원래 종속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웹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람은 누구나 접근 하도록 구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종속되도록 구현해 놓았습니다. 이게 과연 정당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4. 액티브엑스만이 철저한 보안을 보장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는 액티브엑스로 구현되어야만 보안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OTP 역시 해킹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도입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을 자세히 들어보면 보안이라는 것이 실제로 고객의 무엇인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회사의 손해를 지켜주기 위한 방어막 역할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제 느낌입니다.
보안은 어떠한 물리적 장치로도 절대로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때문에 보안을 제공하는 업체는 고객에게 우리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소한의 방어는 당신 스스로 해야한다는 것을 교육시키고 인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보안에 대한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피싱을 기술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부터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좀 급하게 생각을 정리하면서 매끄럽지 못한 글이 되었지만..
전 액티브 엑스를 쓰든지 말든지 관심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웹은 개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별이나 종속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웹은 그렇게 탄생했고 발전했고 그렇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구현된 웹을 특정 업체와 정부가 특정 플러그인을 제외하고는 접근 자체를 막아버리고 자기 합리화를 외치는 것 자체가 우습다고 생각합니다.
MS가 차라리 엑티브엑스를 모든 브라우저와 운영체제를 대상으로 확장 시키는 건 어떨까요? 불가능할까요?
어쨌든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나 보안적인 이슈가 아니라 웹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라는 시각의 차이인것 같습니다.
기존 업체는 이미 고착화되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이 나오는 노다지의 땅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일 테고..정부는 보안은 알지도 못하고 추가적인 돈이 들어가게 생겼으니 부담스러운 것이 아닐까요?
제게 있어 이 책은 다시한번 생각을 전환하도록 하게 해준 책입니다.
국내의 웹 현실에 대해 진실은 잠시 미뤄두고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기를 원하시는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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