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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성은 상대적이다. 그래서 어렵다.

사용성이란 무엇일까요?

과연 어떤 제품에 대해서 사용성이 좋다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 질문을 받는 사람들마다 각자의 대답을 내놓겠지만 그 모든 것이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 사용성입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의 역사만큼 오래된 것이 사용성이고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사용성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여러 측정방법과 여러 결과들이 있지만 사용성은 크게 정량화된 측정 방법과 정성적인 측정 방법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절대 어렵지 않아요.. 모든 측정이 그러니까요..

구글과 네이버를 비교해보면 어떨까요?

사실 이 두 서비스를 비교하는건 좀 무리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구글은 문서, 달력, 메일 등등 수십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근본은 검색이고, 네이버 역시 메일, 달력, 가계부 등등 수십가지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근본은 포털이라고 불리는 서비스니까요.

그런건 좀 미뤄두고 단순하게 정량적으로 본다면 두 서비스 중 어느 서비스의 사용성이 더 좋냐? 라고 물어본다면 전 단연코 구글입니다.

물론 구글이 사용성의 갑이냐? 라고 물어보신다면 아니다. 라고 답해드리겠지만 그래도 분명 사용성이 좋은 건 맞습니다.

반면 네이버는 글쎄요.. 아주 나쁘지는 않지만 아주 좋지도 않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테스트 참가자들에 대한 설문을 받아보면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글의 사용성은 좋지 않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고 네이버의 경우는 사용성이 좋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량적인 측정과 정성적인 측정이 정 반대로 나오는 경우는 은근히 많습니다.

여기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사람의 딜레마가 시작됩니다.

과연 어떤 결과를 더 신뢰하여야 하는가? 사용성이란 무엇인가? 어떤 요인들이 사용성을 구성하는가? 등등..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 잘 살펴보면 많은 경우 참가자들의 성장 배경, 학습이 사용성에 큰 영향을 끼치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예를 들어 여기 양 한마리가 있습니다.

이 양은 푸른 풀밭, 맑은 시냇물가로 언제나 인도해주는 목동이 있습니다.

때 되면 밥 주고, 때 되면 물먹이고, 때 되면 보호해주고, 때 되면 재워주고.. 모든 것을 다 제공해줍니다.

이 양에게는 그 목장이 세상의 전부이고 그 곳을 벗어날 이유도 없고 벗어날 필요도 없습니다.

늑대로부터 도망치는 법이라던지 독초와 먹을 수 있는 풀을 구분해야하는 법을 알 필요도 없습니다.

목동이 존재하는 한 양은 아무것도 알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목동이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위의 경우처럼 모든 것을 재공해주는 목동이 과연 좋은 목동일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성이 좋다라는 개념을 위와 같은 경우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프트웨어든 서비스든 모든 것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위의 경우에 생기는 문제는 사용자가 무언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한다는 점입니다.

빨간펜 학습지 선전을 보면 스스로 학습한다는 걸 무진장 강조합니다.

하지만 정말 스스로 학습하는걸까요?

우리 나라는 대체로 이미 짜여진걸 우겨 넣는 걸 교육이라고 봅니다.

이걸 주입식 교육이라고 하지요. 스스로 무언가 고민하고 생각하고 만드는 법을 배우지는 않습니다.

논술이니 머니 요즘 창의적인 인재를 키운다고 먼가 열심히 떠들지만 아직까지 우리 나라 교육에는 창조적인 측면은 거의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눈술만 봐도 학원에서 쓰는 법을 외울 뿐 자기가 실제 고민해서 쓰는게 아닙니다.

국내 대부분의 서비스도 이런 식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자신들의 서비스 안에서 자신들이 생산하는 컨텐츠를 소비하도록 강요할 뿐, 컨텐츠를 생산하고 컨텐츠를 가공하고 컨텐츠를 가져오는 일반적인 순환고리는 매우 취약합니다.

위로는 정부로부터 아래로는 일반 기업들까지 이런 식으로 제공하는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소비한 국내 사용자의 경우 구글과 같은 외국 서비스들의 경우 사용성 평가가 좋게 나오기 힘듭니다.

많은 외국 서비스나 소프트웨어들은 기반을 제공할 뿐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전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은 그 기반을 이용하여 다른 서비스를 파생시키기도 합니다.

외국 서비스들은 기본적으로 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해 나가는 식으로 제공됩니다. 생태계가 구축되어 제공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외국과 국내 서비스나 소프트웨어의 이런 차이점은 기존의 좋은 외국 서비스나 소프트웨어가 국내에 들어오는 장벽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벽은 사실 정부가 주도하고 있죠.

우리나라 정부나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어리석다고 가정합니다. 자신들이 이끌고 보살펴 주어야 할 존재로 가정합니다.

이것을 우민화 정책이라고 하죠. 우민화 정책에 길들여진 사용자에게는 우리 목장의 풀보다 좋은 풀이 저 바깥에 지천으로 널려 있더라고 그냥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그 풀밭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늑대로부터 도망하는 법, 잠자리를 찾는 법 등 스스로 해결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차이가 국내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정량적인 결과와 정성적인 결과의 차이를 야기시킨다고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고, 우리도 변하고 있다고 봅니다.

우리도 맨날 떠 먹여주던 밥숟갈을 거부하고, 스스로 떠 먹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고 그렇게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고 봅니다.

세월이 지나면 스스로 학습하는 사용자가 전 더 많아질거라고 봅니다.

그런 사용자가 더 많아지면 정량적인 결과와 정성적인 결과의 차이가 많이 줄어들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우리나라만 그런건 아닙니다. 세상 어디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학습하는걸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든 세상 어디에든 있고, 사용자에게 모든 것을 떠 먹이는 그런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도 물 건너 남의 나라에도 많습니다.

때문에 어떤게 정말 좋은 거고 어떤게 정말 나쁜거다라는 그런건 이 세상에 없습니다.

제가 볼때 더 중요한 것은 때 인것 같습니다. 사용자가 정말 원하는걸 찾아서 정말 원하는 그 순간에 그 무엇인가를 제공하는 능력..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일 어려운 것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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