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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구나 기술은 왜 수용되지 못하는 것일까?

최근 국내에는 때아닌 Agile 바람이 불고 있다.

사실 몇년 전부터 Agile 개발 방법론은 꾸준히 국내 기업들에 도입이 되고 있었지만 올해에는 IBM, MS, HP 모두 Agile 관련 도구들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그 도입 속도에 기름을 붇고 있다.

거기에다 Agile Testing 이라 하며 테스팅 업계마저 Agile 대오에 뛰어든 형국이다.

많은 사람들이 Agile 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국내에 얼마나 많은 회사들이(팀이나 조직이 아닌 전사적으로) Agile 을 도입하고 있고 얼마나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는 오리무중이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조직이나 팀에 Agile 을 도입할 수 있을지, 상사와 동료들을 어떻게 하면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더 많은 듯하다.

Agile은 새롭다. 새로운 방법론이다. 아직까지는..

하지만 Agile 이나 기타 새로운 자동화 도구들이 실제로 조직에 성공적으로 도입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왜 그런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문화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의 문제가 아니라 이 세상 어디든 마찬가지인 문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많은 조직이나 회사들은 학습효과라는 것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나 기술이 성공적으로 도입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조립 공장에 새로운 용접 로봇이 도입되었다고 했을 때, 용접 로봇은 학습이 필요없다. 이미 필요한 모든 것은 프로그래밍되어 있고 설치와 동시에 생산력을 100%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제조업의 현실이지 IT 업계의 현실이 아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사람도 로봇과 같은 것이라는 가정을 너무 쉽게 한다.

IT 업계는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산업이고 사람은 로봇과 다르다. 사람은 학습이라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의 생산력이 일정 한계에 도달하기까지는 각 개개인의 능력에 따른 학습곡선이 필요하다.

어느 한 테스트 조직에서 테스트 커버리지 분석기를 단위테스트에 도입하였다면 해당 도구를 배우는데 비용이 든다. 그리고 테스트 커버리지라는 새로운 개념을 배우고 이해해야 하며, 해당 도구가 우리 조직이나 프로세스에 적절한지 살펴보고, 어떻게 적용할지 결정해야 하며, 언제 사용하고 언제 사용하지 말지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던 많은 것들이 추가되면서 당연히 작업속도는 현저하게 느려지게 되어 있다.

이것은 새로운 도구를 도입함으로써 전보다 덜 효율적이고 덜 효과적이 된다는 의미이다.

많은 조직과 회사에서 생산성의 증대와 품질 향상은 해묵은 구호이다. 시대가 변해도 언제나 도달해야만 하는 샹그릴라 정도쯤 되는 곳이다.

그리고 그러한 서방정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론, 새로운 도구를 도입해야만 한다고 수많은 전문가(라 부르고 나는 사기꾼이라 부른다.)들이 입에 침이 마를 날이 없도록 부르짖는다.

하지만 실제로 새로운 방법론, 새로운 도구를 도입한다면 생산성과 품질은 오히려 일순간 퇴행한다.

그리고 많은 조직은 이러한 일시적인 현상을 수용하지 못하고 지레 겁을 먹는다. 이것을 그들은 리스크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회사는 이익 집단이다. 리스크가 증가하고 단기 이익이 감소한다면 새로운 방법론과 도구가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걸 수용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새로운 방법론과 도구가 정말로 이익을 가져올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해도 그 누구도 그러한 방법론과 도구가 이익을 얼마나 빨리 가져오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습곡선은 개인의 능력, 조직의 문화, 상황, 환경등 많은 부분에 대해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각각의 요소들은 각각의 얼마나 오래라는 질문을 가지게 된다.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을 수록 복잡성은 증가하고 결국 그 누구도 새로운 방법론과 도구를 도입함으로써 얼마나 빨리 생산성이 증가하고 품질이 증가하는지 대답할 수 없게 된다.

테스트 커버리지 분석기를 단순히 사용방법만 배우는 것이라면 3~4일 교육만으로도 충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능숙해지기 위해서는 몇개월 아니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또다른 도구와 또다른 새로운 개념들과 방법론이 나올 것이다.

결국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학습곡선이 존재할 뿐 그 기간은 알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서도 대답을 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예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방법론이든 새로운 도구이든 우선은 누군가가 이미 그것을 적용하고 사용해 보았기 때문에 시장에 소개되는 것이다.

이미 먼저 가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대략적인 추정을 할 수도 있다.

다만 도움을 받을 때는 광신도는 피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저 단순히 자신의 방법론과 도구가 좋다고 열변을 토하는 일부 컨설턴트나 도구 판매상에게 물어보자.

당신의 도구나 방법론을 도입하였을 때 실제로 우리가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컨설턴트나 도구 판매상은 자원 봉사자나 천사가 아닌 그들도 하나의 이익단체에 소속되어 이익을 창출해야만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쉽게 자신들의 방법론이나 도구가 엄청난 이익과 빠른 학습곡선으로 단기에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의 경영진은 너무 순수하셔서 그런걸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공장의 로봇처럼 가져다가 바로 쓸 수 있다는 순진한 생각에 쉽게 젖어버린다.

하지만 진실과 현실은 냉정하다.

이런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새로운 방법론이나 도구는 그 가치가 현실적이어야 하고 조직과 회사가 그 가치를 얻을 때까지 인내심이 큰 회사나 조직이 아니라면 새로운 도구나 기술은 수용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조직과 회사의 인내심은 얼마나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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