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표준에 대한 단상

어제 하루 종일 블로그에 올리고 싶었던 글을 머리 속에 깔끔하게 정리했었는데..

인터넷을 할 수 없는 환경에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말끔하게 포맷이 되어 버렸다..

블로그를 하려면 이제는 노트와 볼펜이라도 들고 다녀야 할런가 보다.

그래서 원래 하고 싶었던 얘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짧은 글 하나 남겨볼까 한다..

주제는 표준이다.. 영어로 Standard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은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표준이 적용되어 있다. 심지어 여러분의 찬장에 짱박혀 있을 포도주 잔도 엄연한 표준이 있다.

소프트웨어 테스팅은 현재 ISO/IEC 29119 표준은 제정중이고, IEEE829 라는 문서 표준, ISTQB 라는 비영리 조직의 de facto 표준, 영국의 BS, ISEB 등 여러 표준이 있다.

그런데 이런 표준에 대하여 주변의 인식을 보면 무슨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표준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이 그저 형식적이고 수박 겉핡기 식으로 따라하면 자기가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인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CMMI, SPICE, ISO 9000 시리즈 같은 것들이다.

저런 인증을 받은 조직은 정말 저 인증에 걸맞는 것일까?

그런 곳도 분명 있지만 많은 경우 일종의 TF 팀을 조직해서 인증을 취득하고 인증 부산물은 그대로 창고로 직행하고 인증은 마케팅 용도로만 활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표준은 2가지 정도로 요약된다고 생각됩니다.

하나는 기술적인 표준입니다. 웹, 이메일, 코딩 룰 등 우리 주변은 다른 어떤 것과의 호환성 등을 이유로 반드시 반드시 지켜야 하는 표준이 있습니다.

익스플로러와 아웃룩, MS 오피스 등은 표준을 안지키기로 아주 악명이 높은 것들이죠.. 지배적 사업자라는 특혜를 누리는 변종들이라고 할까?

어쨌든 기술적인 표준은 정말로 정말로 지켜야 하는 표준입니다.

다른 하나는 프로세스 계열의 표준들입니다.

위에서 말한 CMMI, SPICE 등이 여기에 해당되죠.

이러한 표준은 반드시 반드시 지켜야 하는 표준일까요?

만약 이 질문에 "Yes"라고 답하신다면 좀 더 많이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여러분의 조직에 어떤 영업사원이나 컨설턴트가 와서 표준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이거는 꼭 꼭 이대로 따라하시면 생산성이 어쩌고, 효율이 어쩌고... 이런 말을 한다면 쫓아내십시오. 그 사람들은 사기꾼이나 진배 없습니다.

TMMi 뿐만 아니라 대체로 프로세스 계열의 표준들은 Best Practice일 뿐입니다. 이런 표준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오랜 기간동안 삽질을 해야 가능한 것을 이미 그런 삽질을 많이 해본 많은 경우들을 참고해서 삽질은 피하고 짧은 기간에 그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참고용 도서일 뿐입니다.

이런 것을 무슨 Bible인양 떠 받들고 따라해 봐야.. 표준에서 얘기하는 그 어떤 것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힘들고 어려우신가요? 테스트는 체계적으로 수행되지도 않는 것 같고, 무엇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혼란스럽고 어렵기 때문에 표준을 찾고 계신가요?

아니면 떨어지는 품질을 포장할 포장지로 표준을 찾고 계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의 회사와 제품은 조만간 망할겁니다.

표준은 기본적인 지식 체계가 없다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적용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표준은 무수히 많은 세월동안 무수히 많은 케이스에서 실패하고 성공한 사례를 집대성 해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표준은 범용성이란 측면에서 무수히 많은 케이스를 커버하기 위해 매우 비대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자기 자신의 조직과 회사의 문화적인 어떤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표준을 무리하게 도입한다면 100% 실패합니다.

그래서 표준을 적용하기 원하신다면 정말로 정말로 열심히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알량한 인증 몇개 얻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어설픈 뜨내기 컨설턴트나 영업사원의 농간에 놀아나 인증 몇개 얻었다 해서 여러분의 조직이 그 수준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 스스로 표준을 도입하기 어렵다고 느끼신다면 정말 좋은 컨설턴트를 찾기 바랍니다.

단순히 우격다짐으로 표준 대비 당신은 여기니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고 거품을 무는 컨설턴트는 믿지 마십시오.

표준에 대하여 깊이 이해하고 표준을 커스터마이징 해서 당신의 조직에 맞는 옷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컨설턴트를 찾기 바랍니다.

주저리 주저리 글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표준을 맹신하지 마십시오. 인증은 필수 불가결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인증의 획득에만 여러분의 목표를 두지 마십시오.

인증의 획득 보다는 여러분 조직이나 회사 전체가 아주 자연스럽게 표준에서 말하는 그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노력하십시오.

혼자서 어렵다면 유능한 컨설턴트를 찾으십시오. 표준만을 고집하는 컨설턴트가 아닌 표준을 이해하고 표준을 당신에게 맞게 재단해 줄 수 있는 컨설턴트를 찾으십시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테스트 케이스와 체크리스트의 차이가 뭐여?

테스트 실무에서 가장 혼돈되어 사용되는 용어 중 하나가 테스트 케이스와 체크리스트입니다. 많은 경우 체크리스트를 테스트 케이스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 ISO, IEEE, ISTQB 등등을 검색해보시면 테스트 케이스와 체크리스트에 대한 구분이 다 제각각입니다. 각각에 대한 정의가 다 제각각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테스트 케이스와 체크리스트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과 기름처럼 테스트 케이스와 체크리스트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겠지만.. ISTQB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설계 기법을 통해 도출된 것은 테스트 케이스 그렇지 않은 것은 체크리스트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는 결정 테이블 테스팅 기법을 통해 도출된 테스트 케이스의 예제입니다. 실제 테스트 케이스는 위보다 복잡하겠지만 어쨌든 얘기하고 싶은 것은 위와 같이 설계 기법을 통해서 도출된 것은 테스트 케이스라고 합니다. 그런데 딱 보시면 아시겠지만 실제 테스트에서는 저 정도로는 테스트 커버리지를 충분히 만족했다고 얘기하기 힘듭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분들은 테스트 케이스가 전가의 보도, 은 총알 쯤으로 생각하시는데.. 테스트 케이스는 일종의 마지노 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소한 제품을 테스트 할때 이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최후의 방어선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쟁에서 최후의 방어선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하지만 최후의 방어선만 지킨다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없습니다. 프랑스는 마지노 요새만 믿고 있다가 독일에게 깔끔하게 발렸던 과거가 있지요.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앞으로 나가야하고 치밀한 전략과 전술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더 높은 커버리지를 도달하고, 충분히 좋은 테스트가 수행되려면 테스트 케이스는 기본이 되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서 체크리스트가 따라와 줘야 합니다. 이러한 체크리스트는 팀의 경험과 과거 프로젝트의 데이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투명) 사용 후기

제 내자분은 아직도 유선 이어폰을 쓰고 있습니다. 그게 좋다고 하시더라구요. 작년에 혹시나 해서 앤커 사운드코어 라이프Q35를 구매해서 조공해봤지만 결국은 안쓰시더라구요. 그래서 작년 추운 겨울에 제가 귀마게 용으로 잘 사용해왔는데.. 여름이 되니.. 와.. 이건 너무 덥고 무거워서 못쓰겠더라구요. 아이폰도 사고 애플 워치도 샀으니.. 다음은 에어팟인데.... 노이즈 캔슬링이 된다는 에어팟 프로 2는 ... 네... 너무 비싸더라구요... 이건 내자분께 얘기해봐야 결제가 될리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던차에.. 네.. 저는 봐버리고 말았습니다. 비츠 스튜디오 버즈 플러스의 그 영롱한 투명 버전의 자태를... 급 뽐뿌가 왔지만.. 여전히 20만원의 고가더라구요... 초기 출시 시기에 이벤트로 16만원 정도 했던거 같은데.. 그정도 가격이면 선 결제 후 보고 하면 될거 같은데.. 20만원은 너무 너무 비싸서 침만 삼키던 차에.. 당근에 15만원에 올라온 물건을 덥석 물었습니다. 애플 뮤직 6개월 프로모션 코드도 사용하지 않은 따끈따끈한 제품이라서 그냥 질렀습니다. 이상하게 인터넷이 실제 리뷰 게시물을 찾기 힘들어서.. 고민을 잠깐 했지만.. 그 투명하고 영롱한 자태에 그만... 어쨌든 구매하고 한달 정도 사용해본 후기를 간단하게 남겨봅니다. 1. 노이즈 캔슬링은 기대한 것과는 좀 다르고 앤커 사운드코어 라이프Q35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활성화하면 이게 소리를 막아준다기보다는 주변의 작은 소음만 제거해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옆에서 소근 거리는 소리나 선풍기 바람 소리 같은 작은 소리들이 사라지고 음악 같은 내가 듣고자 하는 소리가 굉장히 뚜렸해지만 지하철 안내 방송 같은 조금 큰 소리는 그냥 들립니다. 그래서 주변음 허용 모드를 켜보면 너무 시끄러워서 안쓰게 되더라구요. 전 에어팟 프로 2를 사용해 본적이 없어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아주 못쓸 정도의 성능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2. 저는 귓구멍이 너무 작아서 XS 사이즈의 이어팁

탐색적 테스팅의 역사

이 글은 James Bach 의 ' Exploratory Testing 3.0 '을 번역한 글입니다. 이번 글은 의미를 전달하는데 무리가 없는 선에서 대부분 의역으로 번역되었습니다. 때문에 잘못 번역된 부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읽어보시면 시제나 문체가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글은 James Bach의 허락을 얻은 후 번역한 글로 다른 곳에 퍼가실때는 반드시 원 출처와 본 블로그를 같이 언급해주시기 바랍니다. ----- [저자 주: 다른 글에서 이미 탐색적 테스팅을 이제는 테스팅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을 얘기했다. 사실 Michael은 2009년에 테스트에 대해 얘기했었고, James는 테스터에 대해 얘기했던 것을 2010년에 블로그에 작성했다. Aaron Hodder는 2011년에 직접적으로 언급했고 Paul Gerrard 역시 그러했다.우리는 모든 테스팅은 탐색적이라는 것을 깊이 이해하고 가르쳤지만(여기에 James가 작년에 한 학생과 대화를 나눈 예가 있다.), "탐색적 테스팅"이라는 용어를 더이상 사용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지금도 우리는 탐색적 테스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테스팅이 탐색을 어느 정도 포함한 스크립트 테스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테스팅이 곧 탐색적 테스팅이라는 것이다.] By James Bach and Michael Bolton 태초에 테스팅이 있었다. 아무도 탐색과 스크립트 테스팅을 구별하지 못했다. Jerry Weinberg는 1961년 Computer Programming Fundamentals에서 테스팅의 형식화(formalizing)에 주의를 표명하고 테스팅은 본질적으로 탐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책에서 "프로그래머의 의도에 대한 많은 정보 없이 프로그램과 프로그래머의 의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기계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어렵다. 만약 검사를 위해 컴퓨터에 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