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는 결함이 있음을 증명하는 활동이다.
테스터는 결함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결함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결함인지를 알아야하며, 어떤 현상이 결함인지 아닌지에 대하여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함이 무엇인지를 알아야한다.
ISTQB 등에서는 결함이 사람의 실수 즉, 오류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즉, 결함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오류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의 실수가 무엇이며 사람이 왜 실수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결함이 사람에 의해 발생하지는 않는다.)
자, 그럼 오류란 무엇일까?
사람의 실수란 무엇일까?
오류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여기서 잠깐, 매번 글을 적으면서 느끼는건데 난 통일된 문체를 유지하지 못하는 신기한 특성이 있다. '다' '나' '까' 로 끝나다가 '습니다'와 같은 문체가 같은 글에 반복되더라도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양해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오류를 크게 두가지로 구분하자면 실수와 착오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실수라고 부르는 mistake 는 사실 착오이다.
실수는 slip 으로 불린다.
착오와 실수는 어떻게 다른 걸까?
실수는 실수를 한 사람이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실수는 우리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행동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계단을 올라갈때 왼발 들어올리고 다음 계단 확인하고 왼발 디디고 오른발 들어올리고 다음 계단 확인하고 오른발 디디는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생각하면서 수행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은 전적으로 자동으로 진행된다. 생각이라는 것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에 이쁜 여자(?)를 쳐다보거나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을 때 계단이 없음에도 올라가는 행동을 하다가 발을 헛디딘 경험을 해본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것은 실수이다.
반면 착오는 의식적으로 신중하게 행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모론은 착오의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이다. 전혀 무관한 사건들간의 관계성을 찾아내거나 잘못된 증거들을 연관시켜 그것으로부터 하나의 가정을 도출하여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음모론은 대표적인 착오이다.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를 관찰하다보면 이러한 실수와 착오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나 착오를 알아차리는 것은 매번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어떠한 과제에 대하여서 수행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경우는 사용자가 실수를 하였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실수는 매우 사소한 것들이다. 참가자들이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올바른 버튼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시도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행동 등은 쉽게 발견이 가능하다.
이러한 실수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첫번째는 어떤 현상에 대해 유사한 자신의 경험을 연관시키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잘 알고 있는 노래 두개를 고른 뒤 각 노래의 일부분 중 유사한 가락을 같이 들려줄 경우 그 사람은 가락을 듣는 것만으로 두 노래를 정확히 구분해 내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즉, 자주 하는 행동이 갑자기 지금 하려는 행동을 대신 차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른 예를 들면 몇년동안 출근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출근하는 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그만둔 회사로 가는 버스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것을 포착 오류라고 한다.
포착 오류는 두 개의 다른 행동의 첫 출발점이 유사할 때 사용자가 익숙한 것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경우이다.
포착 오류가 악용되는 대표적인 경우를 생각해 보면 우리 나라의 Active X 를 들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Active X 를 설치하기 전에 해당 Active X 의 내용을 확인하고 인증서를 확인하지 않는다. 그냥 '예'를 선택할 뿐.. 때문에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아무 꺼리낌없이 자신의 컴퓨터에 멀웨어를 설치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두번째는 옳은 행동을 틀린 대상에 대해 수행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설탕을 커피에 넣어야 하는데 소금을 집어넣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런 오류를 묘사 오류라고 한다.
묘사 오류는 맞는 대상과 틀린 대상이 비슷할 수록 그리고 물리적으로 서로 가까이 있을 때 발생하기 쉽다.
다른 예를 들면 저장과 취소의 버튼이 유사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경우 사용자들은 저장 대신 취소를 또는 취소 대신 저장을 누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묘사 오류는 사용자가 경험이 많고 숙련된 사람일지라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여러가지 작업을 병행하는 경우 쉽게 발생한다.
내 경험상 묘사 오류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비 중 하나가 프린터와 팩스가 같이 있는 복합기에서였다.
세번째는 외부의 자극이나 지금 생각하고 있는 무언가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웹툰을 보는 도중 스크린으로부터 무언가 튀어 나오는 효과가 있을 때 우리는 눈을 감거나 뒤로 물러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웹툰을 보는 활동에 외부의 자극이 발생하여 웹툰을 보는 활동을 방해하고 다른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이런 것을 자료주도적 오류라고 한다.
비슷한 경우로 연상활성화 오류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은 백수가 집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를 보는 도중 전화벨이 울렸다. 백수가 전화를 집어들고 우렁차게 외쳤다. '통신보안~~' 외적인 자료가 행동을 유발시키는 것처럼, 내적인 생각이나 연상도 행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여보세요~~' 와 '통신보안~~'은 모두 전화를 받았을 때 처음 말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그때의 상황이나 기타 등등에 따라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네번재는 활성화 상실 오류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는 도중에 막상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활성화 상실 오류이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의 일부분만을 잊어버리고 나버지는 기억하는 경우이다.
흔히 우리가 망각이라고 부르는 경우이다.
다섯번째는 양식 오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많은 어떤 MP3 의 특정 버튼에 정지, 재생, 일시정지가 할당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길게 누르면 정지, 한번 누르면 재생, 다시 누르면 일시정지로 동작한다고 했을 때 사용자들은 재생과 정지, 일시정지 사이에서 굉장히 많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양식 오류는 장치가 할 수 있는 일이 스위치나 표시판보다 더 많을 때, 즉 한 스위치가 이중적인 일을 하도록 디자인되었을 때 그리고 그러한 것이 사용자에게 정확히 피드백이 되지 않을 때 흔히 발생한다.
다른 예를 들면 네이버 웹툰이라는 안드로이드 앱에서 웹툰을 볼때 상하단에 반투명한 안내바는 화면을 터치하면 나타났다가 다시 화면을 터치하면 사라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화면 어디에서 그러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으며, 화면을 터치해도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그 안내바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오류들은 사용성 테스트에서 비교적 쉽게 발견된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인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진행자나 관찰자들은 참가자가 수행하는 모든 행동들의 흔적을 차례대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가 수행하는 모든 활동과 음성을 녹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착오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많은 경우 논리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착오들은 엉뚱한 생각, 기억된 경험등에 의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사람은 제 3자로서 참가자의 엉뚱한 생각이나 기억된 경험을 온전히 알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착오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사용성 테스트 진행 도중 참가자에게 계속해서 생각하는 바를 말하도록 독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착오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틀(Frame) 이론이다.
착오는 디자이너, 개발자, 테스터 등의 틀과 사용자의 틀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테스터의 틀에 의해 규정된 테스트 시나리오를 사용자가 자신의 틀에 따라 잘못 판단하였을 때 발생하는 오류가 착오이다.
착오가 발생하는 다른 경우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을 자주 발생하는 사건과 혼동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렇게 상황을 잘못 해석해서 일어난 착오의 경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려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차를 운전하면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도 내버려 둔 경우 실제로 차가 고장나서 나중에 큰 돈이 들어가거나 실제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착오가 발생하는 다른 경우는 사회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이다.
사회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어도 출시일자를 맞추기 위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우리는 분명 사회적인 압력에 따라 무시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사회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 우리는 리스크에 둔감해진다. 즉 그것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착오에 빠지는 것이다.
개발 초기에 테스트를 해야한다던지 아키텍처가 완료되고 개발을 해야한다던지 분명 중요한 일임에도 간과되는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이런것으로 미루어 볼때 결함이라는 정의는 매우 광역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간단하게 결함을 제품에 한정지어서 생각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에서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 하드웨어 중심의 국내 IT 업계가 몰락해가는 이유를 여기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러한 실수와 착오는 모든 사람이 범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오류는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거나 숙련되지 않은 사람들만 저지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류는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어떤 기술의 숙력도와는 그다지 큰 관계가 없다.
때문에 테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오류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과제에 대하여 그 과제가 항상 성공하도록 행동한다. 그 과정이 완전하든 완전하지 않든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목표를 향해 그 목표가 달성되도록 노력을 한다.
누군가가 오류를 저지른다면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만약 그 오류가 착오였다면 주어진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외부적인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시점에서 그 결정은 타당했을 것이다.
만약 실수였다면 그것은 아마도 어설픈 디자인 때문이거나 사용자가 산만했을 것이다.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오류는 대체로 납득할 만하고 논리적이다.
오류를 저질렀다고 사람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가 가장 중요한 것은 테스터는 오류를 무시하거나 모른체 해서는 안된다.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류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오류를 누군가가 무시한다면 일깨워줘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행동은 늘 정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테스터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은 오류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오류가 사용자에게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 그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 그 모든 사람이 오류를 범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테스터가 성능 테스트를 하든 사용성 테스트를 하든 어떤 유형의 테스트에서라도 이것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수와 착오 양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수는 발견하기 쉬우며 해결하기도 쉬운 경향이 있다. 하지만 착오는 간단하지가 않다. 착오는 분명 사람이 논리적으로(사실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에 기반하여) 생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착오로 인한 결함은 지난한 설득이 필요하다. 협상도 필요하다.
많은 경우 개발자들이 기획 의도라며 무시하는 결함들의 원인을 보면 이러한 착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결함의 원인을 생각하고 그 원인에 따라 다른 대처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테스터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테스트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테스터는 결함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결함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결함인지를 알아야하며, 어떤 현상이 결함인지 아닌지에 대하여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함이 무엇인지를 알아야한다.
ISTQB 등에서는 결함이 사람의 실수 즉, 오류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즉, 결함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오류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의 실수가 무엇이며 사람이 왜 실수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결함이 사람에 의해 발생하지는 않는다.)
자, 그럼 오류란 무엇일까?
사람의 실수란 무엇일까?
오류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여기서 잠깐, 매번 글을 적으면서 느끼는건데 난 통일된 문체를 유지하지 못하는 신기한 특성이 있다. '다' '나' '까' 로 끝나다가 '습니다'와 같은 문체가 같은 글에 반복되더라도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양해를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오류를 크게 두가지로 구분하자면 실수와 착오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실수라고 부르는 mistake 는 사실 착오이다.
실수는 slip 으로 불린다.
착오와 실수는 어떻게 다른 걸까?
실수는 실수를 한 사람이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실수는 우리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행동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우리가 계단을 올라갈때 왼발 들어올리고 다음 계단 확인하고 왼발 디디고 오른발 들어올리고 다음 계단 확인하고 오른발 디디는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생각하면서 수행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은 전적으로 자동으로 진행된다. 생각이라는 것 자체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계단을 올라가는 도중에 이쁜 여자(?)를 쳐다보거나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있을 때 계단이 없음에도 올라가는 행동을 하다가 발을 헛디딘 경험을 해본 분들이 계실 것이다.
이것은 실수이다.
반면 착오는 의식적으로 신중하게 행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모론은 착오의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이다. 전혀 무관한 사건들간의 관계성을 찾아내거나 잘못된 증거들을 연관시켜 그것으로부터 하나의 가정을 도출하여 잘못된 결론을 도출하는 음모론은 대표적인 착오이다.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참가자를 관찰하다보면 이러한 실수와 착오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나 착오를 알아차리는 것은 매번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이다.
어떠한 과제에 대하여서 수행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경우는 사용자가 실수를 하였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실수는 매우 사소한 것들이다. 참가자들이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올바른 버튼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시도하였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행동 등은 쉽게 발견이 가능하다.
이러한 실수에는 여러가지 유형이 있다.
첫번째는 어떤 현상에 대해 유사한 자신의 경험을 연관시키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잘 알고 있는 노래 두개를 고른 뒤 각 노래의 일부분 중 유사한 가락을 같이 들려줄 경우 그 사람은 가락을 듣는 것만으로 두 노래를 정확히 구분해 내지 못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즉, 자주 하는 행동이 갑자기 지금 하려는 행동을 대신 차지하는 경우를 말한다.
다른 예를 들면 몇년동안 출근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출근하는 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그만둔 회사로 가는 버스 안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것을 포착 오류라고 한다.
포착 오류는 두 개의 다른 행동의 첫 출발점이 유사할 때 사용자가 익숙한 것을 무의식적으로 수행하는 경우이다.
포착 오류가 악용되는 대표적인 경우를 생각해 보면 우리 나라의 Active X 를 들 수 있다. 우리 나라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Active X 를 설치하기 전에 해당 Active X 의 내용을 확인하고 인증서를 확인하지 않는다. 그냥 '예'를 선택할 뿐.. 때문에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아무 꺼리낌없이 자신의 컴퓨터에 멀웨어를 설치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두번째는 옳은 행동을 틀린 대상에 대해 수행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설탕을 커피에 넣어야 하는데 소금을 집어넣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런 오류를 묘사 오류라고 한다.
묘사 오류는 맞는 대상과 틀린 대상이 비슷할 수록 그리고 물리적으로 서로 가까이 있을 때 발생하기 쉽다.
다른 예를 들면 저장과 취소의 버튼이 유사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경우 사용자들은 저장 대신 취소를 또는 취소 대신 저장을 누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묘사 오류는 사용자가 경험이 많고 숙련된 사람일지라도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여러가지 작업을 병행하는 경우 쉽게 발생한다.
내 경험상 묘사 오류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장비 중 하나가 프린터와 팩스가 같이 있는 복합기에서였다.
세번째는 외부의 자극이나 지금 생각하고 있는 무언가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예를 들면 웹툰을 보는 도중 스크린으로부터 무언가 튀어 나오는 효과가 있을 때 우리는 눈을 감거나 뒤로 물러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웹툰을 보는 활동에 외부의 자극이 발생하여 웹툰을 보는 활동을 방해하고 다른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이다.
이런 것을 자료주도적 오류라고 한다.
비슷한 경우로 연상활성화 오류라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제대한지 얼마되지 않은 백수가 집에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를 보는 도중 전화벨이 울렸다. 백수가 전화를 집어들고 우렁차게 외쳤다. '통신보안~~' 외적인 자료가 행동을 유발시키는 것처럼, 내적인 생각이나 연상도 행동을 일으키게 할 수 있다. '여보세요~~' 와 '통신보안~~'은 모두 전화를 받았을 때 처음 말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그때의 상황이나 기타 등등에 따라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네번재는 활성화 상실 오류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는 도중에 막상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활성화 상실 오류이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것의 일부분만을 잊어버리고 나버지는 기억하는 경우이다.
흔히 우리가 망각이라고 부르는 경우이다.
다섯번째는 양식 오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많은 어떤 MP3 의 특정 버튼에 정지, 재생, 일시정지가 할당되어 있다고 가정해보자. 길게 누르면 정지, 한번 누르면 재생, 다시 누르면 일시정지로 동작한다고 했을 때 사용자들은 재생과 정지, 일시정지 사이에서 굉장히 많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양식 오류는 장치가 할 수 있는 일이 스위치나 표시판보다 더 많을 때, 즉 한 스위치가 이중적인 일을 하도록 디자인되었을 때 그리고 그러한 것이 사용자에게 정확히 피드백이 되지 않을 때 흔히 발생한다.
다른 예를 들면 네이버 웹툰이라는 안드로이드 앱에서 웹툰을 볼때 상하단에 반투명한 안내바는 화면을 터치하면 나타났다가 다시 화면을 터치하면 사라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화면 어디에서 그러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으며, 화면을 터치해도 나타나거나 사라지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그 안내바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오류들은 사용성 테스트에서 비교적 쉽게 발견된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인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때문에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진행자나 관찰자들은 참가자가 수행하는 모든 행동들의 흔적을 차례대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가 수행하는 모든 활동과 음성을 녹화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착오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많은 경우 논리적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착오들은 엉뚱한 생각, 기억된 경험등에 의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는 사람은 제 3자로서 참가자의 엉뚱한 생각이나 기억된 경험을 온전히 알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착오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사용성 테스트 진행 도중 참가자에게 계속해서 생각하는 바를 말하도록 독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착오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틀(Frame) 이론이다.
착오는 디자이너, 개발자, 테스터 등의 틀과 사용자의 틀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테스터의 틀에 의해 규정된 테스트 시나리오를 사용자가 자신의 틀에 따라 잘못 판단하였을 때 발생하는 오류가 착오이다.
착오가 발생하는 다른 경우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을 자주 발생하는 사건과 혼동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렇게 상황을 잘못 해석해서 일어난 착오의 경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려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차를 운전하면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도 내버려 둔 경우 실제로 차가 고장나서 나중에 큰 돈이 들어가거나 실제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착오가 발생하는 다른 경우는 사회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이다.
사회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어도 출시일자를 맞추기 위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지만 우리는 분명 사회적인 압력에 따라 무시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사회적인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 우리는 리스크에 둔감해진다. 즉 그것이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착오에 빠지는 것이다.
개발 초기에 테스트를 해야한다던지 아키텍처가 완료되고 개발을 해야한다던지 분명 중요한 일임에도 간과되는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이런것으로 미루어 볼때 결함이라는 정의는 매우 광역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간단하게 결함을 제품에 한정지어서 생각하는 것은 전근대적인 사고방식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에서는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없다. 하드웨어 중심의 국내 IT 업계가 몰락해가는 이유를 여기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러한 실수와 착오는 모든 사람이 범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오류는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거나 숙련되지 않은 사람들만 저지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류는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어떤 기술의 숙력도와는 그다지 큰 관계가 없다.
때문에 테스트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오류에 대한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사람들은 어떤 과제에 대하여 그 과제가 항상 성공하도록 행동한다. 그 과정이 완전하든 완전하지 않든 사람들은 누구나 어떤 목표를 향해 그 목표가 달성되도록 노력을 한다.
누군가가 오류를 저지른다면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만약 그 오류가 착오였다면 주어진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외부적인 압력이 작용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시점에서 그 결정은 타당했을 것이다.
만약 실수였다면 그것은 아마도 어설픈 디자인 때문이거나 사용자가 산만했을 것이다.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오류는 대체로 납득할 만하고 논리적이다.
오류를 저질렀다고 사람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가 가장 중요한 것은 테스터는 오류를 무시하거나 모른체 해서는 안된다.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오류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오류를 누군가가 무시한다면 일깨워줘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일반적인 행동은 늘 정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테스터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은 오류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오류가 사용자에게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 그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 그 모든 사람이 오류를 범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테스터가 성능 테스트를 하든 사용성 테스트를 하든 어떤 유형의 테스트에서라도 이것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수와 착오 양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수는 발견하기 쉬우며 해결하기도 쉬운 경향이 있다. 하지만 착오는 간단하지가 않다. 착오는 분명 사람이 논리적으로(사실은 자신의 기억과 경험에 기반하여) 생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착오로 인한 결함은 지난한 설득이 필요하다. 협상도 필요하다.
많은 경우 개발자들이 기획 의도라며 무시하는 결함들의 원인을 보면 이러한 착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결함의 원인을 생각하고 그 원인에 따라 다른 대처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테스터는 쉽지 않은 직업이다.
테스트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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