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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말할 수 있다. 그때는 그랬었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의 일입니다.

이제 막 파릇 파릇하게 입사한 사회 초년생 때의 일입니다.

아는 선배의 손에 이끌려서 테스트의 '테'자도 모르던 제가 테스터로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테스트의 '테'자로 모르던 저는 각종 논문, 인터넷,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정말 바닥부터 독학으로 테스트를 배웠습니다.

우리 나라에 전문적인 테스트 교육과정이 생기고 자격증이 생긴건 한참 뒤의 일이었기 때문에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고, 그저 제가 알아서 모든 것을 해야만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테스트만 한게 아니었습니다.

저는 서버관리도 하고, 고객 지원도 했고, 이벤트 기획까지 했습니다.

한달에 2주는 야근, 1주는 철야를 했고, 집에 가다가 개발팀장님의 소환에 서버 관리를 하러 다시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추석에도 출근했었죠.

젊었던 시절이니까(그래도 30대 초반) 했지.. 지금이라면 하라고 해도 못할것 같습니다.(하지만 월급이 걸려 있으면 또 할지도 모릅니다.)

그 중에 제일 씁쓸한 기억이라 하면.. 이벤트 조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벤트 기획을 해서 상품을 내걸어도 실제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말이죠.)

이벤트가 시작되기 전 테스트 과정에서 절대 도달할 수 없는 기록을 만들어서 서버에 저장을 해놓기 때문에 일반 민간인이 게임을 해서 이벤트에 당첨될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게임 내 결함을 발견해서 간혹 정말로 이벤트에 당첨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결함을 이용한 부정행위로 상품권 주고 입막음을...

머.. 요즘은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곳은 없겠죠.

가끔 그 때를 생각해보면 참 황당한 결함도 많았고 그래서 배운것도 많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해당 회사는 제가 퇴사한 후 얼마 되지 않아 폐업을 했으니.. 이제 와서 책임을 져야 할 사람도 회사도 없어져 버렸습니다.

그런 시절도 있었지요..

고객의 등골을 뽑아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죠..

지금은 후회합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저에게 이런 일이 주어진다 했을 때 제가 거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내부 고발자나 양심껏 사는 사람을 보호해주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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