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밍 인 코드 - 스콧 로젠버그 지음, 황대산 옮김/에이콘출판 |
이 책은 챈들러라는 오픈소스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일대기입니다.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 중 하나가 나에게 시간과 돈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정말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시간과 돈은 품질의 발목을 잡는 제약으로 작용합니다.
챈들러 프로젝트는 다른 프로젝트에 비하면 이런 제약이 느슨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이름만 들어도 두근두근거리는 전설적인 개발자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였습니다.
하지만 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챈들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줄도 몰랐습니다.
과연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우리가 겪어야 하는 무수한 어려움과 고난에 대하여 이 책은 담담하게 그들의 경험을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해주지 못하는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저는 약간의 희망도 보았습니다.
전설적인 개발자들도 겪는 어려움인데.. 이건 나만 겪는 특수함도 아니고.. 이겨낼 수 있을거라는 머 그런 희망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지쳐 있는 모든 분들이 한번씩 읽어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책 내용 중 심히 공감되고 깊이 생각하기에 충분한 내용 전체를 인용해보고자 합니다.
358페이지부터 359페이지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
사람들은 시문학 석사학위를 받으려고 교육박을 때 사람들은 무엇을 하나요? 그들은 위대한 시들을 공부합니다.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그렇게 하나요? 아니요.
우리는 위대한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읽지 않습니다. 위대한 소프트웨어의 설계를 공부하지도 않죠. 그 디자인을 보지도 않고요. 위대한 소프트웨어 디자이너들의 인생을 공부하지도 않습니다. 즉 우리는 우리가 만들려는 것의 기존 문헌들을 공부하지 않습니다.
- 중략 -
오늘날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 많은 부분은 공부의 대상이 될 수조차 없기 때문이다. 이들의 소스코드는 상업적인 이유 때문에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모든 작가가 자신들만의 '출판사'를 가지고 있어서 '멜빌'사에 다니는 사람들만이 '모비딕;을 읽을 수 있고, '헤밍웨이' 회사에 다니는 이들만이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를 읽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문학이 꽃피우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이런 환경에서는 문학 수업이 있을 수도 없고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기를 기대하는 걸까요?
----------
위 내용을 읽고 망치로 머리를 맞는 충격에 멍해졌습니다.
꼭 개발이 아니더라도 테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명한 컨퍼런스,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성공한 테스트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들을때에도 그들이 어떤 테스트 케이스를 작성했고, 테스트를 어떻게 계획하고 설계했는지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저 역시 테스트를 누군가에게 가르치고 있지만 제가 가르치는 내용이 과연 살아있는 내용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서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은 중세의 도제와 아직까지는 많이 비슷합니다.
누군가를 모방하는 방식으로 많이들 배웁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최선일까요?
오픈소스 운동처럼 테스트도 모두와 공유하며 나눌 수 있는 그런 날이 올까요?
그냥 이런 저런 생각을 참 많이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5점만점에 4점을 부여하며,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읽어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