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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의 사용성, 결과의 사용성

우리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테스트를 수행할 때는 항상 목표가 있습니다.

사용성 테스팅 역시 목표가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사용성 테스팅을 예로 드는 것이지만 사용성 테스팅을 다른 말로 바꾸셔서 이해하셔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성 테스팅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하나를 꼽는다면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일 것입니다.

사용자가 우리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우리 제품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는지, 원하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는지 등이 우리가 사용성 테스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이고 그 결과가 사용성 테스팅의 목표가 됩니다.

그런데, 사실 목표와 결과는 조금 다릅니다.

대표적으로 목표는 시간, 돈 등으로 구체적으로 수치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입니다. 감정은 수치화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 사람과 사귀기 위해 참 많은 투자를 합니다.

꽃도 사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이 모든 과정들은 시간, 돈 등으로 측정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떤가요? 여러분의 목표는 누군가와 사귄다였겠지만 그 것이 실제적인 결과로 도출될까요?

당신이 결혼을 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말한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과 상대방이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행복이 과연 같은 것일까요?

당신은 결혼이라는 결과를 생각했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메시지로 그것을 전하려고 했지만 정말로 결혼을 승낙받을 수 있을지는 전혀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저 그동안 당신이 결혼 승낙을 받기 위해 투자한 것들, 여행도 가고 음식도 사주고 영화도 보고 그러한 것들은 그 자체로 목표에 도달한 것이고 '음식이 비싸다.', '여행지가 어디이다.' 등은 그러한 목표에 도달한 한 부분으로 수치화가 가능한 것들이지만 그러한 목표들이 만들어낸 경험의 총합인 결혼 승낙이라는 결과는 봉장할수도 없고 수치화 할 수도 없습니다.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여행에 몇점, 맛있는 음식에 몇점, 영화에 몇점 해서 총점 몇이 되면 결혼에 골인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객의 작업 성공률을 80% 이상으로 한다는 사용성 테스팅의 목표는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측정되고 수치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업 성공률 80%의 결과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작업 성공률 80%를 위해 기능을 너무 쉽게 만들어 버린다면 사용자들은 그 기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실제적인 결과입니다.

여러분은 작업 성공률 80%를 통해 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목표로 했다면, 고객은 너무 쉬워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기능이라는 것이 결과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기존의 사용성 테스팅은 대체로 목표 중심이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었습니다.

응답속도, 성공률 등 모든 것이 수치로 제공되고 그 목표치에 도달하면 사용성이 좋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용성이 좋다고 측정된 제품들이 정말 사용성이 좋은 것이었을까요?

우리는 사용성이 좋은 제품을 목표로 했었는데 왜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결과를 지향한것이 아니라 목표에 몰입했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아닌 결과를 먼저 선택하고, 그 다음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용성 테스팅을 측정할 때, ISO/IEC 9126의 품질 매트릭을 먼저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자 하는지에 대한 결과의 선택이 먼저 되어야 하고 그 결과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그 다음에 설정되어야 합니다.

즉,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제품을 설계하고 테스트 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원치 않는 강제 노역을 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작업이 끝날때마다 알림창을 출력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주 출력되는 알림창은 사용자에게 오히려 생각과 작업의 흐름을 끊어버려 사용성이 더 좋지 않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작업의 진행 상태에 대한 정보 제공에 충실하고자 했던 것이 오히려 사용자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규정이나 관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는 경험입니다.

고객이 정말 행복한지 불행한지 측정하기 위해 고객이 과제를 성공한 경우가 몇 퍼센트나 되는지, 고객이 제품에 대한 점수로 10점 만점을 몇번이나 주었는지에 집중하게 된다면 이는 방향을 잘못 잡은 것입니다.

많은 경우 위와 같은 데이터 측정과 수집에만 몰입하고 그러한 데이터가 일정 수준을 만족하면 사용성이 좋은 것으로 만족을 해버립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실제로 이해하고 인식한 경험이 반영되지 못한 그런 데이터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데이터일 뿐입니다.

저런 데이터는 절대로 결과를 분명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저 측정하고자 했던 목표에 대한 데이터일 뿐입니다.

사용성 테스팅이 고객의 행복이라는 결과를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단지 도움이 될 뿐이죠.

많은 사람들이 이걸 기억해 주었으면 합니다.

사용성이 좋다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수많은 원칙들이 있지만 그러한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서 그것이 꼭 좋은 사용성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 목표와 결과는 구분되어야 한다.
  • 높은 사용성이 목표라면 고객의 경험은 결과이다.
  • 우리의 목표가 결과가 되지는 않는다. 결과는 결코 보장할수도 없으며 예측하는 것은 더 어렵다.
따라서 사용성을 개선하고자 한다면 지금 현재 여러분의 목표를 버리고 결과부터 다시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성, 사용용이성과 같은 좁은 목표들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결과를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감정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감정적으로 갈망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됩니다.

단순히 작업 완료에 몇분, 작업 성공률 몇 %와 같은 목표는 사용자에게 제품을 사용하게 하고자 하는 의욕을 불러일으키지 못합니다.

그리고 사용성 테스팅은 기존의 목표 중심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을 꾸준히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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