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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은 좋은 것이다..

전 요즘 LGT의 안도로이드 단말기인 옵티머스 Q를 구매해서 이리 저리 잘 사용해 보고 있습니다.

넘을 수 없어 보였던 아이폰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성장해 버린 안드로이드의 저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단순히 구글의 힘이었을까요?

저는 그 이면에 표준의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드로이드가 개방과 다양성이라는 것을 모토로 삼고 있긴 하지만 안드로이드도 약간의 제약사항이 분명 존재하고 그러한 제약사항은 좀 더 넓어질 것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옵티머스 Q를 사용하다가 HTC의 디자이어로 단말기를 바꾼다고 해도 전 약간의 학습만으로 어려움 없이 디자이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이어나 옵티머스 Q나 모든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홈, 메뉴, 취소, 검색의 4가지 버튼이 하는 역할이 동일하고 앱을 설치하거나 삭제하는 방법, 전화를 거는 방법 역시 동일합니다.

만약 이런 표준을 따르지 않은 단말기라면 그 단말기는 안드로이드 단말기라고 할 수 없을 것이고 성공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이런 표준을 따르지 않는 단말기가 성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한 회사가 모든 것을 만드는 방법 뿐입니다.

그것을 애플은 해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애플은 참 엄청난 회사입니다.

기존의 핸드폰의 일부가 아닌 모든 것을 바꾸어 버린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표준을 제품 표준이라고 합니다. 이런 표준은 좋은 표준입니다.

USB, 블루투스, 가전 제품, 배터리 등등 이 모든 것은 제품 표준을 준수하여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제품들입니다.

그렇다면 프로세스 표준은 어떨까요?

만약 모든 종류의 표준이 좋은 것이라면 우리가 요구사항을 수집하고 설계를 하고 코딩을 하고 테스트를 하고 직원의 성과 지표를 측정하고 품질을 측정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해 표준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이런 표준이 있다면 오늘 아침에 엑셀을 만들던 직원이 오후에는 브라우저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이런 것이 가능해진다면 소프트웨어 개발의 모든 것이 표준화 될 수 있다면 엄청난 효율성을 보장해 줄겁니다.

따라서 이런 표준을 만드는 작업은 정당하고도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프로세스에 미쳐 날뛰는 강박증을 가져오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강박증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이제는 정말 당연한 것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품 표준과 프로세스 표준은 다릅니다.

USB, 블루투스, 가전제품, 배터리 등등 이 모든 제품 표준은 인터페이스에 대한 표준입니다.

이 모든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표준은 없습니다.

안드로이드 단말기도 분명 지켜야할 표준은 있지만 단말기의 모양을 디자인하고 기판을 디자인하고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통제하는 표준은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마트에서 흔하게 살 수 있는 포도주 잔에도 표준이 존재하지만 그 포도주잔을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는 표준이 없습니다.

즉, 제품 표준은 제품이 완성되고 난 후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 그 특징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을 뿐 그 제품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토록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목을 메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정이 롤 모델이 된 제조업의 제조 공정의 표준화 즉, 테일러 주의의 망령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테일러 주의는 공정 자체를 이루고 있는 단위가 교체 가능한 기계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공정 자체에 테일러 주의를 접목시킨다는 얘기는 소프트웨어 개발 공정의 단위인 사람을 기계와 동일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입니다.

인간을 교체 가능하고, 학습이 필요없고, 일정 수준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지닌 기계로 취급하겠다는 얘기이고 또 그렇게 가능하도록 모든 것에 표준을 정하겠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테일러 주의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테일러 주의를 통한 프로세스의 표준화는 가장 중요한 사람을 빼먹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자동화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는 효율이라는 미명아래 많은 것을 자동화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동화를 통해 진정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가요?

정말 어렵고 힘들고 귀찮은 일은 자동화 되지 않았습니다.

자동화 기술이 발전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명세서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작업은 인간의 몫입니다.

분석 결과에 따라 테스트 데이터를 준비하고 테스트 케이스를 만드는 작업은 자동화가 되었지만 그것은 테스터가 하는 작업들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자동화가 된 일들은 단순하고 따분하고 특유의 기계적인 반복성이 존재하는 부분들입니다.

그러한 부분들이 자동화 되었을 때 처음은 좋지만 결론적으로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가장 힘든일만 남겨졌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행복해지고 편해진것일까요?

즉, 자동화가 오히려 사람을 더 어렵고 힘들게 만들고 있다라고 전 생각합니다.

프로세스의 표준화를 읽어보면 실제적인 핵심은 빠져 있습니다. 진정 사람들이 수행해야하는 가장 어려운 빠져 있습니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우리를 더욱 혼돈에 빠뜨리고 제품을 수렁으로 밀어넣어버리고 있습니다.

막상 우리가 정말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표준에 기술된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수많은 개발 표준과 테스팅 표준들이 정말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일까요?

CMMi, TMMI 등 각종 표준을 준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제품들이 과연 제 구실을 수행하고 있나요?

즉, 이런 프로세스 표준들은 결국 최후의 마지노선 역할 이상은 하지 못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표준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표준을 넘어서 그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표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표준이 가지고 있는 보장성 때문입니다.

관리자나 경영자들은 기본적으로 실패를 두려워 합니다.

개발 공정이 뒤쳐지거나 상태가 나빠지거나 개발된 제품이 시대에 뒤쳐질까봐 노심초사 끙끙거립니다.

이럴 때 표준을 준수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책임 전가와 핑계거리로 안성맞춤입니다.

그리고 관리자와 경영자들을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합니다.

당신이 테스트 케이스를 설계하고 테스트를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믿음 따위는 애시당초 없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관리자는 이틀도 못가서 미쳐 날뛸것입니다.

이런 두려움이 지배하는 조직에서 프로세스 표준은 정말로 막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프로세스 표준을 통해 모든 실패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노력이 프로세스를 점차 무겁게 하고 그 무게가 우리를 짓눌러 버린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프로세스의 말로가 조직의 유연성과 기동성을 없애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공룡으로 우리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제품 표준은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프로세스 표준은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프로세스 표준은 마지노선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꼭 반드시 지켜야만 할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소비자는 그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 맞춰 적시에 제품을 출시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벼워져야 합니다.

충분히 더 충분히 가벼워져야 합니다.

이러한 논리는 애자일, 린, 제약이론과 같은 이론들에서 충분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관리의 삼성 역시 지금보다 충분히 가벼워지지 못한다면 애플을 뛰어넘을 수 있는 날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표준에 미치지 마십시오. 표준은 참고서이지 교과서가 아닙니다.

두려움을 이기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잊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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